제목 :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

지은이 : 양용기

초판 1쇄 발행 : 2014년 2월 5일

출판사 : 한국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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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라는 학문을 얼핏 생각해보기에 너무도 먼 학문입니다. 이공계로 분류되는 학문일뿐더러, 실제로 건축과 관련된 내용을 관심 갖고 배우더라도 평생 개집 하나 만들지 못할 확률이 너무나 크죠. 그렇기에 건축에 관한 책을 볼 시간에 차라리 전공서를 한 편 더 보는 편이 도움 될지 모른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건축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어요. 


건축의 필요성은, 본질에 대해 이해한다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건축의 기본적인 기능은 바로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보호하는데서 시작합니다.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기본적으로 주거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합니다. 인간은 낮과 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날씨와 같은 각종 자연현상으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동물과 달리 나약한 육체를 가졌기 때문이죠. 건축은 이러한 인간과 자연의 매개체로 시작됩니다.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역할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건축은 인간을 보호하는 역할만을 수행하지 않습니다. 자연과 분리된 인간은 건축을 통해 개인으로 탈바꿈 됩니다. 분절된 공간, 그것도 집이라는 자연과 다른 개체로부터 독립된 공간을 가지게 되며 인간은 독립된 개인으로 나타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건축을 이해한다는 것은 인문학의 시작을 이해한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의 우리는 건축 속에서 살아갑니다. 단순히 방이라는 작은 공간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다양한 건축 안에서 삶을 향유하죠. 이러한 건축이 집대성 된 곳은 다름 아닌 도시입니다. 물론, 농촌과 같은 교외지역에도 건축이 반드시 있으나 도시만큼 집약적인 경관을 보여주진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도시의 이미지를 단순히 지도에 나타난 수치적인 행정구역만으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도시 내에 각종 랜드마크와 같은 무수히 많은 건축물로 도시를 생각하죠. 가령 약속을 잡을 때, 친구와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동 165’에서 만나자고 하지 않습니다. ‘홍대입구역’이라는 건축을 만나는 장소로 정합니다. 이처럼 건축은 우리가 도시를 생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양용기의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라는 책은 우리 삶에 가장 밀접한 사물인 ‘건축’을 인문학적인 이해를 통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 책에는 어려운 제도나 실제 건물을 만드는 기술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어요. 오히려 건축의 기본적인 개념, 건축에 반영되는 미술사, 사회와 도시를 창조하는 요소로서의 건축, 과학과 연결되는 건축, 철학ㆍ미학ㆍ심리학을 통해 이해하는 건축, <건축학개론>과 같은 영화 등으로 이해하는 건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만 본다면 왜 건축이 문과과목이 아닌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에요.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는 건축학을 전공하지 않는 일반인에게 건축학이 인문학과 만났을 때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실제 전공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만 건축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쉽게 다가가는 책입니다. 내용도 전혀 어렵지 않고요. 


이 책을 읽고 난 뒤,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무수히 많은 건축물을 하나하나 해석하며 ‘읽어본다면’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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